Des Oiseaux

Homage to Pentti Sammallahti

새에게서 느끼는 감정은 늘 자유. 그저 막연한 그 동경은 어릴 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몇년마다 한번 걸리는 감기를 앓기 시작한 주말. 마무리할 일도 있고 답답한 기분도 들어 평소 즐겨찾는 갤러리의 지하 책방에서 오후를 보냈다. 감기약보다는 훨씬 달콤한 라떼와 함께 하면서 주인장이 권해 준 사말라티의 'Des Oiseaux'(영어 Birds) 사진집을 만났다. 추운 날씨에 감기까지 걸렸으니 집을 벗어났어도 갇혀 있기는 마찬가지. 그런 기분에 새를 소재로 한 작품들은 감기약보다도 라떼보다도 훨씬 강력한 처방전이 되어 주었다. 새처럼 자유로울 수 없기에 시샘하기 보다는 그 힘찬 날개짓에 마음을 투영해 본다. 일상을 살아가는 재미없음에 대해 일탈할 자신은 없는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가슴 속에 새무리를 품고 돌아왔다. 대작가에 비할 바 아니지만 어느 평범한 일상 속에 큰 위로가 되어준 나만의 그 Oiseaux를 담았던 순간들을 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