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 섬 마을 위로 하얀 별 빛이 쏟아져 내렸다. 바람에 빛들이 흐트러지는 것에 마음을 빼앗겼다...
2021년 제주 어느 날
바다 너머로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에도 마음을 이어 함께 하는 이들의 모습은 아름답기만 합니다.
사진이 곧 그림이 되고 실루엣은 곧 낭만이 됩니다.
누군가의 힘든 노동이 아름다움으로 느껴진다는 조금은 부끄러운 감정도
저녁 노을이 그리는 이야기가 담긴 풍경 속에 숨겨 두고 그저 바라보게 됩니다.
느리게 생각하기
바람이 이야기를 전할 수 있게
사고하고 판단하는 속도는 날로 빨라지고
세상을 바라보고 음미하는 일은 더할나위 없이 단순해졌다.
그냥 가만히 바라보며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는 시간이
더없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가슴까지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면
잊어버렸던 연인과의 추억이 다시금 생각나는 듯하고
물기를 머금은 습한 바람이 불어오면
골짜기 구비구비에 숨겨진 이야기를
곧 만날 수 있을 듯 싶다
존재로서 자신을 말하기
그냥 그 자리에 머무는 것으로 삶을 말하기
내 걸음과 보조를 맞추어 걷기
내 자신과 달라지지 않기
오로지 혼자가 되어
나를 만나고 오기
흔들리지 않기
태연하게
영원히 머물고 싶은 꿈
풍경
바람
그리움 한 모금
하루의 시작과 끝을 함께 하기
자연이 들려주는 아름다운 이야기에
오늘 하루에 대해 감사하기
익숙한 곳에서 만나는 마음을 울리는 풍경
시간
기억하는 사람의 몫
작은 생물들이 오랜 시간 만들어낸 조화
숲에서 만끽하는 소중한 것에 민감해 지는 즐거움
그리고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교훈 하나
작은 것에 대한 감사와 서로에 대한 배려
쉼없이 파도처럼 부딪히고 부딪히고
하지만 길들여지지 않기
마치 그대를 남겨 두고
작별을 고해야 하는 것처럼
다시 돌아오리라는 약속과 함께